경제의 주체였던 국가, 기업, 노동자, 개인, 그리고 그들과 이리저리 엮인 정치인, 노조, 금융기관, 감독기관, 국책 연구기관, 정부 관료, 기업가, 상인, 농민 등이 역사적인 큰 사건에서 어떤 경제적인 이해 관계가 있었는지, 과거의 사건들이 다시 무대 위로 올라와 생생하게 펼쳐진다. 불과 10년, 20년 전만 해도 현재의 눈으로 보면 어처구니 없을 만큼 불투명하고, 부패한, 그리고 신뢰할 수 없는 주체들이 진보와 퇴행을 거듭하면서도 이만큼의 전진을 이루어냈다는 것이 참 놀랍다.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는 사건을 바라볼 때, 그것을 일으킨 일차적 원인 뿐만 아니라, 더 근원에 어떤 사회문화적 배경과 맥락, 그리고 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혀있었는지 깊게 파고들어간 저자의 노력에 감탄하였다.
무엇보다도 재미있어서, 책을 볼 수 없는 때에도, 읽다 만 이야기와 다음 내용이 궁금해 견딜 수 없었다. <거대한 충격 이후의 세계>와 함께 표면적이고 개별적으로 보이는 사건들을 더 파고들고,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눈"과 그것을 사람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주는 "입"의 중요성을 크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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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인용
삼성전자를 예로 들어볼게요. 삼성전자가 전 세계 반도체산업의 핵심 기업이라는 ‘오늘’의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지독하게 가난한 나라에서 한 기업이 도대체 왜, 어떻게, 어쩌다 그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는지 ‘어제’의 과정을 아는 사람은 적어요. 오늘의 성공에는 삼성전자의 노력뿐 아니라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과 한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의 정책 또한 있었단 말이에요. 당시 역사를 모른다면 우리는 유사한 환경에 처했을 때 이미 검증된 성공과 실패의 맥락도 모른 채 내일을 마주하게 됩니다. -〈머리말〉 중에서(6쪽)
2019년에는 저축은행에 예금자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는 돈이 6조 5,000억 원어치나 저금되어 있었답니다. 금융 사고 보호는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이슈지만, 한번 사고가 나면 현실적으로 피해자 구제가 어렵습니다. 개인의 책임 문제와 금융상품 판매 구조의 부조리함이 복잡하게 뒤엉켜 있기 때문이에요. 개인이 구조를 이길 방법은 없다고 봐도 좋아요. 그래서 불합리한 구조와 관행은 반드시 개선돼야 합니다. 하지만 당장 손해 보는 사람은 나 자신인 만큼, 내가 책임져야 하는 부분에서는 최대한 똑똑한 소비자가 돼야 합니다. 물론 이렇게 속 편한 소리도 21세기니까 할 수 있는 이야기고, 1972년 8·3사채동결조치 때는 그럴 수도 없었어요. 저축은행의 탄생이 1972년이었다고 앞에서 말씀드렸죠? 이제부터 기업이 서민들에게 사채를 빌려 쓰던 기이한 관습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볼게요. -〈4-3. 대기업이 중소기업 대리한테 돈을 빌려달라면?〉 중에서(347~3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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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뿌리부터 알면 진짜 실속 있는 흥미진진 한국경제의 역사 V경제상식은 웬만큼 공부했다 싶은데 V재테크 실전도 좀 해봤다 싶은데 뉴스 보면서 ‘한국경제’ 왜 이러지 궁금했던 이들에게 - 28만 구독 금융·경제 레터 ‘어피티’ 정인이 지금 각종 경제 이슈의 뿌리가 되는 핵심 사건들만 뽑아 쉽고 유쾌하게 들려드립니다!
오늘날-지난날 경제 이슈의 연결고리를 찾아드립니다 -모든 시사(오늘의 일) 뒤에는 역사가 있는 법!
암호화폐·NFT·AI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서 자립의 첫발을 떼야 하는 20대, 전세를 벗어나 범서울 내집마련의 꿈을 향해 달리는 30대, 벼락거지 될까 봐 재테크에 뛰어든 지 n년차 40대, 명퇴 후 임대사업자가 꿈이었던 현 자영업자 50대, 이미 노후인데 여전히 노후대책 마련 중인 60대. 오늘도 경제 뉴스를 뒤적일 수밖에 없는 우리 모두에게, 쉽고 생생하게 오늘의 한국을 이해하게 하는 어제의 경제 뉴스를 들려드립니다.
2000년대 말 많고 탈 많은 성남시 개발을 이해하려면 1971년 8·10성남민권운동부터 살펴보아야 성남이라는 지역의 특수성과 개발 이슈를 제대로 따라갈 수 있습니다. 비정규직, 긱워커 등 2023년 현재 우리를 둘러싼 불안정 노동의 문제를 짚으려면 1997년 대기업 연쇄 부도와 외환위기부터 따져보지 않을 수 없지요. 왜 아버지가 ‘주식 하면 삼대가 망한다’고 말씀하시는지 궁금하다면 1962년 증권파동의 현장으로 가보아야 합니다. 1980년대 3저 호황과 2000년대 한미 FTA를 통과하면 유가와 환율이 멱살 잡고 가는 우리나라 경제의 특성을 단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2000년 닷컴버블과 2020~2021년 빅테크버블을 함께 놓고 흐름을 따라간다면 미래의 어떤 버블 앞에서 좀 더 의연할 수 있을 거예요. 이렇게 시사 뒤에는 역사가 있습니다. 부모님, 부모님의 부모님이 내린 ‘어제’의 결정이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이 되었으며, 우리의 ‘오늘’은 어떤 모습의 ‘내일’로 찾아올지 예감하기 위해서라도 한국경제사는 한 번쯤 펼쳐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책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사건들을 비교하고 연결하며 현재와 미래를 이해하고 예측하게 합니다. 가격이 오를 부동산을 고르는 법으로 시작한 이야기가 명문고, 무장공비, 지하철 2호선 노선, 인구 과밀, 체비지, 경부고속도로 등으로 이어지며 강남의 탄생을 눈앞에 펼쳐 보이는 식입니다. 빚이 100억이면 부자일까, 거지일까 하는 질문으로 시작해 저축은행 뱅크런, 2008년 세계 금융위기, PF대출, 사채, 8·3사채동결조치, 종금사와 ‘꺾기’ 관행까지 막힘 없이 술술 풀어가며 사금융과 제2금융권의 시작과 현재까지를 일목요연하게 들려줍니다. 이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한국경제사》는 오늘의 한국 경제 문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쉽고 재밌고 빠른 지적 여행의 길잡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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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9/23/2024
9:00am
저자소개
UPPITY CCO.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및 동대학원 경제학 석사 수료. KDI 경제정보센터 연구원을 거쳐 비플라이소프트 미디어빅데이터분석팀에서 근무했다. 어피티에서 경제·금융 정보를 선별하고 해석하여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일을 한다. 매일 아침 수많은 경제뉴스 속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을 꼽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좀 더 설명하고’ 나아가 ‘당신이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전한다. 저서로 『오늘 배워 내일 써먹는 경제상식』이 있다.